어도비가 만든 카메라 앱, 사용해봤더니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프리미어 프로, 애프터 이펙트 등… 크리에이티브 툴로 유명한 회사 어도비(Adobe)가 카메라 앱을 선보였다. 앱 이름은 ‘어도비 포토샵 카메라(Adobe Photoshop Camera·이하 PsC)’로, 어도비는 ‘지능형 카메라 앱’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왜 지능형이라고 소개할까? PsC는 여타 카메라 앱과 비슷하다. 앱으로 사진을 직접 찍거나, 갤러리에서 불러온 사진에 필터를 씌울 수 있다.

색다른 점은 AI(인공지능)을 이용해 사진에 찍힌 피사체가 인물인지 풍경인지 음식인지를 파악해 맞춤 필터를 씌워준다는 것. 물론 원하는 필터로 변경할 수도 있다. AI는 어도비의 AI 기술 ‘어도비 센세이(Adobe Sensei)’를 사용했다.

 

앱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알아보자. 로그인은 어도비나 페이스북, 구글, 애플 ID로 할 수 있다. 앱 실행 화면은 다른 카메라 앱과 같다. 왼쪽은 필터, 이 앱에선 필터를 ‘렌즈’라고 칭하더라. 중앙은 셔터 버튼, 오른쪽은 갤러리다. 갤러리를 누르면 PsC로 찍은 사진, 보정한 사진을 볼 수 있다.

보정은 AI를 사용해 자동으로 해준다. 피사체를 인식해 어둡고 밝은 영역을 조절해 주고, 색감을 더 선명하게 해준다. 자동 보정은 스마트폰의 카메라 관련 앱에서 많이 제공되는 기능인데, PsC의 AI 보정은 제법 훌륭한 편이다.

 

보정 전 , 보정 후

자동 보정 외에 직접 보정도 지원한다. 쉐도우, 하이라이트, 콘트라스트, 새츄레이션 등 기본 보정 기능을 갖추고 있다. AI 보정과 직접 보정, 렌즈 등을 잘 활용하면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Adobe

렌즈는 꽤나 독특하다. 지직거리는 TV 화면 효과나 악마·천사 날개, 팝 아트적인 효과 등이 있다. 이 렌즈는 피사체를 제외한 다른 영역, 배경에 이미지를 편집하는 것들이 많다. 쉽게 말하면 포커스가 잡힌 물체, 모델의 누끼를 따서 합성을 통해 새로운 사진을 만들어 낸다.

 
 

왼쪽 보정 전 - 보정 후

아주 잘~만 맞춘다면 멋진 사진 연출이 가능하다. 인물과 배경이 딱 떨어진 사진은 PsC의 렌즈 보정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특히 AI가 인물을 잘 잡아낸다.

렌즈를 적용한 이후에 합성되는 사물의 크기 조절하거나 배경 색상을 바꿀 수 있는 등의 편집이 가능하다. 몇몇 렌즈는 이런 조정을 지원하지 않는 것도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독특한 렌즈가 많다는 점이다. 가수 빌리 아일리시나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이 앱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렌즈를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무료!다. 왼쪽 상단의 지구본을 누르면 여러 렌즈를 보고 선택해 다운받을 수 있다. 특히 하늘을 우주로 물들이거나 독특한 구름을 띄우는 필터가 있는데 적용해보니 예쁘더라.

 
 

팔과 다리 사이, 누끼가 덜 따진 모습. 이건 나중에 채우지도 못한다 ㅠ_ㅠ

하지만 단점도 몇 보인다. 인물이나 사물을 배경과 완벽히 분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위의 사진은 복잡한 배경이 아닌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인데도 누끼가 덜 따진다. 그림자나 팔 다리 사이 틈은 보정이 안 된 걸 확인할 수 있다.

AI의 장면 인식도 아쉽다. 사람은 무척이나 잘 인식하지만, 그 외는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음식 사진을 여러 번 찍어 봤는데, PsC는 대부분 음식으로 인식하지 못했다.

뽀샤시한 셀카를 찍기에도 적합한 카메라 앱은 아니다. 피부 잡티를 가리거나, 눈을 키우는 등의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에디터의 경우 현재 아이폰 8을 사용 중인데, 출시 초기라 그런지 자주 튕기는 현상이 발생한다. 10에 3번가량은 갑자기 앱이 꺼지거나 작동이 안 되더라. 카메라 앱에서 사진을 고르는 와중에 꺼진 적도 있다. 효과를 추가로 작업하는 중에도 그렇고. 자동으로 저장되지 않아 몇 번이나 새로 작업을 했다.

앱은 구글 스토어,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아직까진 모든 필터가 무료니 한번 사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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