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이온 항균 마스크 원리는? 2종 직접 써보니...

 코로나 19가 바꿔놓은 가장 큰 변화는 '마스크의 일상화'이다.

아침 출근길에 휴대폰과 함께 꼭 챙기는 물건이 마스크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다 뭔가 허전해서 보면 마스크가 없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돌아가 마스크를 챙겨오기 일쑤다. 지하철과 버스는 마스크가 없으면 탈 수도 없다.

그런데 마스크는 몇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 일단 숨쉬기가 불편하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갑갑함은 배가 된다. 일회용 마스크는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 아직 멀쩡해 보이는데 하루 쓰고 버려야 하나 고민되기도 한다. 그래서 좀 찝찝하지만 2~3일 가량 쓰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럴 때 가시지 않는 의문이 있다. 과연 안전할까? 언론 보도를 보면 마스크 표면에 묻어 증식하는 바이러스가 더 위험하다고 한다. 그래서 마스크를 벗을 때 귀에 건 끈을 잡고 벗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기능성 마스크도 속속 개발된다. 안전성, 가성비, 착용감 등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제품은 '안티 바이러스' 기능을 강조한 항균 마스크다.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구리 성분으로 마스크 표면을 코팅하거나 마스크 원사에 구리성분을 함유하는 식이다. 이들 제품은 마스크 필터를 교체하거나 빨아쓰는 방식으로 가성비도 높였다. 그러면 이들 제품은 일반 일회용 마스크와 무엇이 다를까? 필터 교환방식과 빨아쓰는 마스크 2종을 직접 써보고 장단점을 알아봤다.

1. 구리 이온 '항균 마스크' 원리

항균 마스크는 마스크 표면에 증식하는 바이러스를 구리 이온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홍콩대 연구팀이 최근 의학저널 '더랜싯'에 게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마스크 바깥 표면에서 일주일이나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더라도 마스크 표면에 묻어있는 바이러스를 손으로 만지면 위험해질 수 있는 셈이다.

그래서 마스크업계는 항바이러스 효과가 큰 구리 이온을 마스크 재료로 활용한다. 과학계에서는 바이러스가 구리에 닿으면 유전체와 몸 구조가 파괴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영국 사우스샘픈턴대 연구진은 인간 코로나 바이러스(E229)를 대상으로 구리와 관련성을 연구하기도 했다. 그 결과 바이러스가 다른 물질 표면에서 며칠간 생존하지만 구리 위에서는 급속히 파괴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대중화된 제품이 구리 이온이 함유된 항균 필름이다. 코로나 유행 이후 엘리베이터 버튼에 이런 항균 필름이 붙어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항균 마스크도 일종의 항균필름 같은 것을 마스크 표면에 입히는 원리다.

2. 메디파이버 블루마스크

메디파이버 블루마스크는 일반 일회용 마스크랑 디자인이 똑같다. 다만 내피가 마스크 1개당 10개씩 포함되어 있다. 매일 내피를 갈아끼우면 10일을 사용할 수 있다. 내피는 마스크를 벌리고 그냥 끼우면 홈을 따라서 잘 끼워진다.

이 제품은 일반 KF94 규격의 일회용 마스크와 디자인이 거의 똑같다. 마스크 윗쪽 코가 닿는 부분에 철사 심이 들어가 코모양에 맞춰 고정할 수 있고, 마스크를 벗으면 아래쪽과 윗쪽을 접어서 입이 닿는 내피를 덮어서 보호하는 구조도 똑같다. 다만 다른 점은 색깔이 약간 푸른 빛을 띠고 있는 것과 교체형 내피가 있다는 것이다.

푸른 빛이 감도는 것은 특허를 받은 구리 이온 결합섬유가 푸른 빛을 띄기 때문이다. 교체형 내피는 이 제품이 일회용이 아니라 내피만 교환하면 여러번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블루마스크는 구리가 이온으로 결합된 고분자 섬유(CAZ 섬유)를 개발해 적용한 것이 핵심이다. 이 섬유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항바이러스 시험에서 5분내 바이러스 99.9%가 불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내피를 한장씩 매일 갈아끼우면 마스크 안쪽이 새것처럼 산뜻해진다.

일주일간 착용해보니 착용감은 일반 일회용 마스크와 똑같았다. 좋은 점은 한번 쓰고 버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 매일 교체형 내피만 갈아주면 입에 닿는 부분이 말끔해지고 냄새도 없어진다는 점이다. 이 제품은 마스크 하나에 교체형 내피 10개가 함께 제공된다. 마스크 외관이 크게 오염되지 않는다면 내피만 갈아서 10일을 쓸 수 있는 셈이다. 마스크 1세트가 5000원 안팍인 것을 감안하면 일회용 마스크 하나를 500원 정도에 구매할 정도로 가성비가 높다.

블루마스크는 일주일 이상 쓸 수 있지만 표면이 조금씩 오염되는 것이 흠이다. 새상품인 위의 사진과 일주일 쓴 아래 사진을 보면 표면이 조금 오염돼 푸른 빛이 바랜 것을 볼 수 있다.

단점도 있다. 우선 일주일 이상 쓰려면 마스크 표면에 이물질이나 때가 묻는 것을 피하기 쉽지 않다. 관리를 잘 하더라도 조금 구겨져서 새것처럼 빳빳한 느낌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 구리 성분 때문에 표면에 바이러스가 파괴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마스크 표면이 조금씩 오염되면 약간 불안해진다. 그래도 내피를 매일 갈아끼우면 입이 닿는 마스크 안족은 계속 새 마스크처럼 상큼해지는 느낌이어서 이런 불안이 반감된다.

마스크 표면에 붙은 바이러스가 염려되는 사람이나 일회용 마스크를 매일 쓰고 버리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항균효과와 가성비를 모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주일이상 쓰면서 표면 오염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3. 스파시스 CF 마스크

스파시스 CF마스크는 요즘 유행하는 연예인 마스크와 디자인이 흡사하다. 구리 이온 원사로 제작한 특수천을 귀걸이까지 일체형으로 만든 디자인이다. 특수천은 항균은 물론이고 소취효과도 있다.

이 제품은 요즘 유행하는 연예인 마스크와 비슷한 재질이다. 천과 비슷한 원사를 사용해 빨아 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15회 정도까지 빨아 쓸 수 있다.

구리 이온 원사를 적용해 이 제품도 항균 효과가 뛰어나다. 시험기관 KOTERI의 시험에서 폐렴균과 황색포도상 구균이 99.9%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CF마스크에 함유된 구리 이온이 미생물을 죽이는 원리는 호흡과 대사작용을 방해하는 것이다. 세균은 구리 이온을 먹이로 인식해 흡수한다. 흡수된 구리 이온은 세균 세포막에 구멍을 내 결국 죽게하는 것이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마스크에 구리 이온이 함유된 것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이 제품은 일단 착용감이 좋다. 3D 입체 디자인 덕분이다. 부드러운 원사가 얼굴에 착 감기는 느낌이 난다.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었을 때 착감기는 느낌과 비슷하다. 재질이 천과 비슷해 촉감도 좋고, 숨쉬기도 편하다. 항균 이외에 소취효과가 있어 냄새를 억제해준다. 정전기방지 소재여서 미세먼지나 이물질이 잘 안 붙는 효과도 있다. 무엇보다 빨아쓰면 보름을 쓸 수 있으니, 마스크 2개로 한 달을 버틸 수 있다. 6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보름을 버틸 수 있으니 가성비는 최고다. 여기에 항균 효과까지 있으니 금상첨화다.

하지만 물에 빨아야 하고, 말려야 하는 과정이 조금 귀찮을 수 있다. 물 빨래는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울 샴푸 등)를 사용해 손으로 세탁해야 한다. KF94 규격이 아니라는 것도 좀 걸린다. 요즘 유행하는 덴탈 마스크 정도의 안전성이라고 보면 된다.

4. 총평

항균 마스크는 일단 마스크 표면에 증식하는 바이러스를 박멸한다는 점에서 기존 마스크의 안전 취약점을 해결해준다. 여기에 내피를 교환하거나 빨아쓸 수 있는 기능을 넣어서 가성비에서도 좋은 편이다. 다만 마스크를 오래 쓰는 만큼 관리도 그 만큼 신경 써야 한다. 안정성과 가성비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지만, 조금 귀찮은 게 흠이다. 이것저것 모두 귀찮은 사람은 종전처럼 그냥 일회용 마스크를 쓰는 게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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