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가 없고 중력이 없는 우주는 지구와 180도 다른 곳이다. 그러다 보니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가 상상한 것과 다른 점이 많다. 맥주를 마시면 트림이 나오는 건 지구에선 아주 일반적인 일인데 우주에서는 그렇지 않다. 같은 꽃인데도 우주에서 자랄 경우 향이 달라진다. 이렇게 우리가 몰랐던 우주 속 이야기. 뭐가 있을까?
우주에서 맥주를 마셔보자
캔 맥주를 마신다고 가정해보자. 지구에서는 맥주를 따서 컵에 따른 뒤 마신다. 우주에서는? 무중력 상태에서 맥주를 마시는 건 굉장히 어렵다. 우주는 물도 지구에서처럼 먹지 못한다. 액체가 동그란 젤리 모양으로 둥둥 떠다니는데 이걸 튜브에 넣어 빨아 마신다.
버드와이저를 포함한 맥주 회사는 우주에서 마실 수 있는 맥주를 개발 중이다. 지금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술 마시는 걸 금하고 있지만, 추후 우주여행이 상용화된다면 승객에게 제공하기 위함이다.
무중력 상태에서 맥주를 마시는 실험을 해보니, 맥주를 마셔도 트림이 나오지 않았다. 부력이 존재하지 않는 무중력은 맥주의 가스 거품을 끌어내 밀어올릴 힘이 없다. 트림의 원인인 맥주의 이산화탄소가 음료 속에 계속 담겨 있으니 트림이 나오지 않는 것. 만약 가스 거품을 흡입하게 되더라도 배출될 부력이 없어 속이 매우 불편하다.
샌드위치를 먹는 건 위험한 일?
지구에선 불편 없이 먹는 샌드위치, 우주에서는 술과 마찬가지로 섭취를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이런 규칙이 생긴 건 1965년에 있었던 일 때문이다.
우주 비행사 존 영은 제미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제미니는 아폴로 이전의 프로젝트다. 달에 발을 딛기 전 달 착륙을 위한 일련의 연구를 했던 프로젝트다. 랑데부, 도킹 등 우주 비행기술과 동시에 우주인의 의식주도 실험하는 게 주요 훈련 과목이었다.
이때 존 영은 NASA 관계자 몰래, 우주복에 샌드위치를 숨겨간다. 우주식이 맛이 없다는 선배의 말을 듣고 챙긴 것이다. 우주 매체 스페이스는 이를 ‘밀수’라고 표현했다. 우주에 도착한 뒤 존이 우주복에서 주섬주섬 뭐를 꺼내자 함께 탑승한 거스 그리섬이 “그게 뭐야?”라고 묻는다. 존은 “콘 비프 샌드위치”라고 답한다.
“그게 거기서 왜 나와?”
존이 샌드위치를 베어 문 순간 사방으로 부스러기가 흩어지기 시작했다. 휴스턴 관제센터에 녹음된 대화를 들어보면 “부스러기 날아다니잖아!”라는 짜증과 함께 “우주에서 무슨 맛이 나는지 궁금했는데 좋은 생각이 아니었나봐”라고 철없이 답하는 존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린다.
어이없고 웃긴 일인데 사실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우주에서는 이 부스러기들이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고 사방으로 흩어진다. 그럼 전자 장비에 들어가 시스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사람의 눈이나 코, 귀에 들어갈 수도 있다.
이 샌드위치 사건 이후 NASA는 미국 의회에서 질책을 받아야 했다. “샌드위치 장난으로 10초 넘게 세금을 낭비했다”, “다시는 샌드위치가 우주여행을 못 하게 대책을 세워라” 이후 우주 비행사의 외부 음식 반입을 철저히 차단했다.
꽃의 향이 다르다
일본 화장품 회사 ‘시셰이도’는 신박한 아이디어를 낸다. ‘우주에서 장미가 핀다면 어떤 향을 낼까?’ 식물은 환경에 따라 약간의 생김새가 달라진다. 향도 마찬가지다. 땅과 빛, 온도, 습도 심지어 소리에 따라 향이 바뀐다고 한다.
실험을 위해 우주왕복선 STS-95에는 장미 두 송이가 실렸다. 장미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온도, 습도, 빛, 영양을 제공하는 식물 성장 챔버도 함께.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우주에서 장미는 잘 자랐고 향도 냈다.
실험에 참가한 연구진은 “지금껏 맡아보지 못했던 신비스러운 우아한 향기”, “상쾌한 장미 향이 난다”라고 표현했다. 우주의 무중력, 태양 복사열이 식물의 유전자를 변형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우주인은 장미 향기가 혹여 날아갈까 막대기에 향을 묻혀 밀봉해 지구로 가져왔다고 한다. 시셰이도는 이때 맡은 장미 향기로 향수를 구현했는데 이름은 ‘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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